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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출혈과 대장암
50대 여성이 배변 시 출혈이 있어 본원 외래에 내원하였습니다. 이 분은 몇 개월 전부터 항문출혈이 있었으나 본인은 치질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약국에서 치질연고를 구입해 바르면서 기다리다가 계속되는 출혈과 복통, 대변보기가 힘들어 지는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항문수지검사와 직장경 검사에는 특별한 이상소견이 없었으나 대장내시경 검사상 직장에서 대장으로 이행되는 부위에 대장을 막고 있는 크고 헐어있는 혹이 있어 조직검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조직검사상 대장암으로 나와 대학병원으로 가서 수술후 현재 항암치료중에 있습니다.
이와 같이 많은 환자 분들은 대장암을 치질로 가볍게 생각해서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장암은 서구인에서 흔한 암이었으나 현재 우리나라도 식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급속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8년 통계에서 남성의 경우 위암에 이어 대장암이 2번째, 여성에서는 갑상선, 유방암, 위암에 이어 대장암이 발생률 4위의 암이 될 만큼 증가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10년 전에 비해 무려 5배나 증가된 수치입니다. 대장암의 발생원인으로는 약 10~15%가 유전과 연관이 있으며, 나머지는 고지방식과 육식섭취의 증가로 인해 대변의 양이 적어지고 변의 대장 내 통과시간이 길어짐으로 대장점막이 발암물질에 오래 노출되어 암이 발생한다고 생각됩니다.
대장암의 증상은 암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다릅니다. 즉 내강이 좁은 왼쪽대장에 암이 발생하면 대장의 직경이 쉽게 좁아져서 대변이 가늘어지며 불규칙적인 배변 및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고 점액변도 나오며 항문에서 치질과 같이 출혈이 발생하게 됩니다. 때때로 복통과 체중감소의 소견도 나타나기도 합니다. 반면 내강이 넓은 오른쪽 대장에 암이 생긴 경우는 빈혈, 소화불량, 우하복부 통증 및 복부멍울이 주로 생기게 됩니다. 또한 항문위쪽의 직장에 암이 생긴 경우에는 거의 치질과 같이 빨간 색의 항문출혈, 점액변, 항문 밖으로의 탈항, 잔변감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장암은 직장과 왼쪽대장(주로 s상 대장)에 90%이상 발생하므로 항문출혈과 같은 치질증상과 거의 구분이 되지를 않습니다. 실제로 대장암의 약 반수 정도가 치질로 생각해 치료를 늦게 받았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이와 같이 항문출혈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치질치료 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여 대장에 용종이나 암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전 단계인 대장용종을 발견해 제거하면 대장암 발생을 미리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일 대장용종이 대장암으로 진행되었다고 하여도 조기에 대장암을 발견하여 제거하는 경우 완치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항문출혈이 있을 때는 치질로 가볍게 여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건강을 위한 첫걸음 하이닥 (www.hidoc.co.kr)